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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술의 풍경들 부제가 1826년 최초의 사진부터 현대사진까지다. 예술사진의 역사와 주요 흐름, 주요 사진가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긴 역사, 방대한 내용을 정리하려니 책 본문에 대한 요약이 길다.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보다 내가 모르는 것을 정리하는 게 먼저다. 예술로서의 사진, 그 시작 사진으로서의 예술을 향해 새로운 표현, 새로운 미학 현대미술로서의 사진 1부 예술로서의 사진, 그 시작 본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본다는 행위 자체가 예술적인 시각이다. 창조적 활동이며 생산적인 사고이다. 그러나 예술적으로 보는 행위라 해서 특별하지 않다. 일상적으로 보는 행동 속에 좀 더 자세히, 좀 더 촘촘히, 좀 더 생각있게 보는 것이다. 결국 본댜는 것은 자기존재의 양식과 사물을 다루는 양식의 불변적인 속성을 어렵게 어렵..
텍스트의 포도밭 _ 이반 일리치 책의 시대가 저물고 영상의 시대다. 이반 일리치는 벌써 1993년에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 시대에 글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지금 일어나는 이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책과 텍스트의 혁명, 읽기의 혁명'이 벌어졌던 12세기로 떠난다. 성 빅토르의 후고가 쓴 해석하며 지금 막 끝나고 있는 '학자식 읽기'가 시작되었고 '수도사식 읽기'가 끝났던 시기를 탐색한다. 은 수도원생들의 교육을 위해 쓴 책으로 이반 일리치에 따르면 '읽기에 대한 최초의 책'이다. 나는 전혀 다른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됐다. 그의 구분법을 내 나름 적용하자면, (텍스트) 읽기는 이렇게 변했다. : 수도사식 읽기(필사본 책의 시대) → 학자식 읽기 (인쇄 책의 시대) → 유튜브 보기(영상의 시대..
제주 동쪽 지은이 한진오씨의 해설을 2년 전에 들은 적이 있다. 제2공항이 들어서면 없어지게 될 '당'들을 둘러보는 하루 일정 기행이었다. (다행히 제2공항 건설이 쉽지 않게되어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때 이 책에 나와 있는 온평국민학교 해녀공로비 앞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기가 막혔다. 해녀들의 삶이, 제주의 역사가 그랬고 그의 해설도 그랬다. 지은이는 제주동쪽의 아름다운 자연, 그 자연속에 깃든 제주의 신화와 삶, 제주의 아픈 역사와 그 역사를 간직한 제주동쪽의 기막힌 풍경을 펼쳐놓는다. 그는 본격적으로 제주의 현실과 신화를 '주술적사실주의'로 풀어낸 의 지은이이기도 하다. (이 책을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 못 끝냈다.) 동촌 사람들은 '테우리'라는 목자를 마을마다 따로 두는 문화 ... 농지가 풍..
영혼의 시선_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사진 에세이 100쪽 남짓 얇은 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거장의 생각과 지혜의 두께는 결코 얇지 않다. 사진을 찍을때마다 마음에 늘 새겨 두어야할 말들.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진을 찍는 것은 "삶에 대한 관심"때문이다. 하루종일 걸으며 '객관적 우연'을 포착하려고 한다. 그것은 능동적인 소요 과정에서 발생한다.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사실의 깊이를 포착하려고 한다. 사진은 성찰을 드로잉하는 순간적 행위다. 그 결정적 순간은 오랜 인식의 결과일 수도, 경이의 결실일 수도 있다. 달아나는 현실의 숨결을 포착하는 즐거움이 있다. 대상과 자기 자신을 존중하며 사진을 찍는다. 보는 것에 대한 판단은 엄청난 책임감을 요구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긴다. 사진과 걷기와의 관계에 대하여 ---> 적어도 나에게는 절..
발이 없는 나의 여인은 노래한다_장혜령 흑백사진집 같은 시집이다. 시인은 문장과 문장 사이를 천천히 산책하며 사진을 찍는다. 담백하지만 긴 여운이 남는 시집이다. 1,2,3부는 내면의 풍경을 담담하게 담았다. 4,5부는 세상을 찍은 다큐멘타리 같다. 1~3부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직접 드러나지 않는다. 느끼고 생각하고 이해하고 깨닫는다. 4~5부에서는 개인의 체험과 감정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중동의 전쟁, 후쿠시마 같은 문제가 나오고 특히 여성의 아픈 삶에 대한 연민이 있다. 시인이 참 참하고 정갈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사소한 메모들 : 한 가지 착상을 끝까지 밀고 나가기 보다 서로 다른, 얼핏 서로 엇갈린 생각과 이야기를 병치한다. 그 부딪힘으로 새로움과 긴장을 만들어낸다. : 내가 화자이지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직접 드러내지 않..
필립 퍼키스와의 대화 - 표현의 의도, 에고의 개입 그리고 사물에 대한 판단이 모두 배제된 필립 퍼키스의 사진 세계 - 삶에 대한 직관과 안목을 가진, 그래서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본질적인 핵심을 짚어낼 수 있는 사람 - 사진가가 카메라를 들고 떠나는 끝없는 발견의 여정과 다르지 않다. 서문 - 필립 퍼키스는 자신의 작업에 대한 의미나 해석을 부여하는 일에 저항한다. - 필립 퍼키스는 프레임 안에 무엇을 포함시켜야 하고 무엇을 빼야 할지 고도로 의식하고 있다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사건이나 이야기가 아니라 고립된 존재들이다. - 퍼키스의 사진들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 스치는 시선 속에서 의식조차 할 수 없이 순간적인 삶에 대한 일별들을 포착해낼 수 있었던 것은, 고도의..
수행 수행 부처님에게 기어오른다 부처님, 손바닥이 닿아요? 어깨 위에 서면 연꽃이 필까요? 덩굴손이 간질이며 선문답을 보챈다 부처님 웃음을 참는다. 묵언 중이시다
휴식 휴식 벚꽃잎이 바닥에 눕고 빗자루가 난간에 기대고 슬리퍼가 멈추고 고무슬리퍼 속으로 들어간 햇빛 한 줄기가 불을 끈다. 어머니 발보다 작은 어둠이 켜졌다.
청개구리 청개구리 공원에서 청개구리가 입을 벌리고 있다 거짓말처럼 벚꽃잎이 입술을 스치면 마음은 풀쩍 ‘물영아리’까지 뛰지만 텅텅 비어 있는 어둠은 언제나 붙박이 타 버린 담배꽁초 날아온다
돌하르방 돌하르방 머리띠 질끈 동여맨 하르방 아파트 상가 그물망을 팽팽하게 당긴다 목관아 지키던 공직생활 끝내고 새로 찾은 천직은 뙤약볕을 쫓는 일 반찬가게 앞에서 입 다물고 두 주먹 꼭 쥔다
소란한 오후 소란한 오후 주공아파트 뒤뜰에서 대화가 격렬하다 겉으로 의연해도 걱정스런 이웃들 봄 햇살에 새 순은 그냥 푸릇하고 재개발이 시작되면 어디로 가나 캄캄한 뿌리처럼 어지러운 가지들
라스트 콘서트 라스트 콘서트 음악이 된 나무가 있었다 때때로 노래했지만 대체로 침묵했다 수명 다해 동강 난 몸을 흙으로 채웠다 초록색 음표들이 윙윙 돋았다 다시 시작된 라스트 콘서트